어둠을 가르는 아침 빛은
그림자로 갈라놓고,

 


저녁 빛이 뉘어가며

산 나무 그림자를 길게 길게

뽑아댄다.



빛과 그림자 이 사이의 몸짓들에서
하루는 시작과 끝의 다단한 결정을
반복한다.

오늘 하루도 평안 하셨습니까?라는 안부를
비로소 물을 수 있다.

왜냐면, 우리 인생의 시간은
항상 불투명한 그림자의 농축된 질문이기 때문이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사람은 등을 보면

그 진정성이 보인다.


자신은 볼 수 없는 등이

차라리 솔직한 단면을 보여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바닥에 배를 대고

하늘을 등으로 떠받치는 것만큼,

최상의 존경도 없다.


등으로써 솔직함과 존경을 보여주는 까닭이다.


미운  등짝은 스매싱하고 싶고

가여운 등짝은 다독이고 싶고

걷기도 힘든 자의 등짝은 가볍게 밀어 주고 싶고

나쁜 자의 등짝은 갑자기 가격하고 싶고

솔직한 자의 등짝은 꾸미지 않는 마음을 보고

원수의 등짝에는 복수 담은 비수를 꼽아 댄다.


초밥이 다소곳하게 등을 보여줄 때마다

요리사의 손끝에서 나오는 강약의 힘이

고스란히 등에게 전달되는 듯하였다.


물론 초밥의 이면이야 맛이겠지만,

인간의 등에 응용하자면

삶의 이면을 적어가는 모습이었던 이유이고

가끔 등이 애처롭게 덜썩일 때는

가볍게 안아 주어야 한다.


-------------


밥이나 먹지 뭔 허튼소리나 해대고,

이것도 병인가 봐요.ㅋ 하여간 암튼ㅠ.ㅠ


오늘따라 시간의 등도 유난히 굽어 보입니다.

연휴 마지막 날이라서?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등의 표정. :: 2016.02.10 13:14 분류없음





"ㅓ"가 "ㅜ"로 바뀌면,

설날이 술날로 되었다.

한병철의 피로사회를 이야기하다가,

결국 한 컷을 찍고

이 한 컷을 모니터 속으로 밀어 넣고 또 한 컷.


다시 이것들 모두 모니터에 모니터로 꾸겨 넣고

또 한 컷.


이 책의 뒷면에는 

"우울증이 지배하는 이 시대"에 대한 진단이라고 쓰져 있다.


역시 그랬나,

설날이 술날로 되고 보니 술도 슬펐다.


평소에 대단히 까칠하고 찔러도 눈물 전혀 안 흘리는 친구가,

저녁에 2차까지 가서 펑펑 울었다.


대단히 슬프지 않는가?

어제 설날인데 자영업자의 가게는 전부 문이 닫혀 있지만,

대기업 프랜차이즈 관련 업종은 문을 닫지도 않는다.


어떤가 비정규직 단기 알바 시대가 우울증 사회는 아닌가.

물론 와이프도 대기업 마트 매니저라서 어제 내내 일했다.

와이프가 출근했으니 설날을 술날로 바꿀 수 있는 기회를 얻은 셈이고 보면,

대기업의 돈벌이 속성은 때론 나같이 설날 때 아무것도 하지 않고

와이프의 눈치를 보지 않게 해준 덕택을 입었다고 자위해야 할까 말이다.


저녁에 퇴근하는 와이프의 어깨는 유난히 쳐져 보였고,

친구의 알 수 없는 통곡이 바늘처럼 쩔러 왔고

사진의 피로 사회는 시대의 시간을 낡아감이 늙어감으로

변하고 있다.


눈물이 없던 친구가 눈물로 늙어가나 보다.


아 역시 우울해.

시간이라는 것은 다 우울한 것이거든.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피로사회. :: 2016.02.09 18:51 분류없음
openclose

티스토리 툴바